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씨를 4년 전 부실 수사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직무유기와 뇌물수수 혐의로 박모 경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날 다시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2015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황씨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수사한 박 경위가 사건 제보자의 지인에게서 수사 착수 전부터 여러 차례 자신 명의 계좌로 수천 만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조사해왔다. 박 경위는 “빌린 돈”이었다며 대가성을 부인했다.
검찰도 지난달 25일 직무유기ㆍ뇌물수수 혐의로 박 경위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본인이 차용한 돈이라 주장하는 만큼 보강수사가 필요하다’며 반려했다.
이에 경찰은 박 경위가 수수한 금품의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전반적으로 보완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황씨는 2015년 9월 서울 강남에서 대학생 조모씨에게 필로폰 0.5ｇ을 건네고 함께 투약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이 사건으로 입건된 사람은 황씨를 비롯해 7명이었지만 당시 경찰은 2명만 소환조사한 것으로 드러나 부실수사 지적을 받았다. 황씨를 입건하고도 별다른 수사 없이 무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박 경위는 올해 4월 대기발령 뒤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됐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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