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일관계 관련 일부 보수세력 주장 맹비난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반일감정을 자극해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고 한다는 일부 보수세력의 주장을 두고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역겨운 주장”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전씨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일정권을 물리쳐야 나라가 산다고? 이완용 내각이 성립된 덕에 나라가 살았나”라며 보수 인사들의 주장을 비난했다. 그는 “30년 넘게 역사 공부하면서 개항기와 일제강점기의 담론들을 많이 살펴 봤지만, 지금의 당신들처럼 역겨운 주장을 펴는 자들은 극히 드물었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최근 한일관계 경색의 원인이 일본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일본인의 혐한감정이 문제인가, 한국인의 반일감정이 문제인가? 일본 정부의 반한정책이 문제인가, 한국 정부의 반일정책이 문제인가? 방사능에 오염된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한국에 수출하려는 건 한국 멸시정책이 아니고 그걸 막은 건 반일정책인가? 한국 정부에 한국 대법원 판결을 뒤엎으라고 요구하는 건 한국 모욕정책이 아니고 그 요구에 응하지 않은 건 반일정책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씨는 “지금은 일본의 통치를 받는 시절도 아니다. 조금이라도 힘있는 자에게 빌붙는 게 이익이며 힘 있는 자의 부당한 요구에도 순종하는 게 손해보지 않는 길이라는 생각을 뼈에 새기고 살다 보니, 나라는 해방됐어도 정신은 여전히 노예”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의 극우 시위대는 ‘한국인 꺼져라’를 외치지만 한국의 극우시위대는 일장기까지 들고 나온다. 이게 양국 간 문제의 핵심”이라며 “한쪽은 군국주의 침략자 의식을 계승한 자들이고 다른 한쪽은 식민지 노예 의식을 계승한 자들인데 공통점은 일제 강점기 한국의 독립운동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했던 자들의 후예”라고도 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역시 타골(뼈를 때리듯 아프게 지적하는 직설화법)명장답다”(C***), “이 땅에는 토착왜구가 너무 많다. 하루빨리 척결해 ‘이게 나라다’를 외쳐야겠다”(김***), “통쾌하다”(유***) 등의 반응을 보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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