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째 참빗장 잇는 고행주씨 첫 보유자 예고
빗살이 가늘고 촘촘한 머리빗인 참빗을 만드는 기술이 국가무형문화재 새 종목으로 지정된다. 74년 간 참빗 제작 활동과 기술 전승에 몰두해 온 장인 고행주(84)씨가 첫 참빗장 보유자로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참빗장을 국가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지정 예고하고, 고씨를 보유자로 인정 예고한다고 4일 밝혔다.
참빗장은 빗살이 가늘고 촘촘한 머리빗을 일컫는 참빗을 만드는 기술과 그 기능을 보유한 장인을 말한다. 우리나라 빗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 통일신라 기록에서 처음 나타난다. 고려시대에는 어용(御用) 장식품을 제작하던 중앙관청 중상서(中尙署)에 빗을 만드는 소장(梳匠)이 소속돼 활동했다.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출수(出水)된 고려 시대 선박 마도 1호선과 마도 3호선에서도 참빗이 나와 당시 왕실과 귀족층을 비롯해 참빗이 널리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빗을 만드는 장인들이 세분화돼, ‘세종실록’ 등에 참빗 명칭이 기록으로 등장한다. 현재 대표적인 유물로는 조선 23대 임금 순조의 셋째 공주인 덕온공주(1822~1844)가 7세의 나이에 공주로 책봉되던 때에 사용했던 ‘덕온공주 유물(국가민속문화재 제212호)’에 참빗이 포함돼 있다.
참빗은 대나무를 가늘게 자르기, 빗살을 실로 매기, 염색하기, 접착과 건조, 다듬기 등 약 40여 가지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기본적으로 대나무를 다양한 크기로 손질해야 하고, 빗살의 간격을 촘촘하고 고르게 유지시키는 작업이 핵심 공정이라 숙련된 손놀림이 중요하다.
참빗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고씨는 ‘전남 무형문화재 제15호 참빗장’ 보유자로서, 1945년에 입문해 지금까지 74년간 참빗장의 기술을 전승하고 있는 장인이다. 고씨의 집안은 그의 증조부인 고(故) 고찬여 옹이 생계를 위해 참빗을 제작한 이래, 현재 아들까지 5대가 대를 이어 담양에서 가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전승능력, 전승환경, 전수활동 기여도 등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아 국가무형문화재 참빗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됐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 참빗장과 그 보유자로 인정 예고한 고씨에 대해서 30일 간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무형문화재 지정과 보유자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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