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금할 수 없어” 철저한 수사 촉구
윤소하 “개인 일탈보다 증오정치가 원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4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전날 협박성 소포를 받은 것과 관련해 “매우 충격적이고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의장 비서실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한국사회와 의회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협박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행위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당국의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와 정의당은 분노를 드러내면서 극단적인 증오 정치를 원인으로 진단했다. 이정미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윤소하 개인을 넘어 정의당과 정의당 지지자 모두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저급한 협박”이라며 “경찰은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로 범죄자를 발본색원해달라”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어제의 사건은 우리 정치가 그 동안 일방적인 정책 공방, 정치 논쟁을 넘어 색깔론을 덧붙인 증오의 정치를 해온 결과라 생각한다”며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윤 원내대표는 “증오의 정치를 만들어오고, 국민을 선동해 온 정치 행태에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의 품격을 되살리자”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대한민국의 저열한 정치 현실이 이런 것들을 낳고 있다.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로만 볼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6시쯤 윤소하 의원실에 흉기와 협박편지, 부패한 죽은 새 사체가 담긴 택배가 도착해 수사에 착수했다. 발신인은 편지에서 자신을 ‘태극기 자결단’이라고 밝히고 윤 의원을 ‘민주당 2중대 앞잡이’라고 비난했다. 또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는 협박성 메시지도 적었다.
경찰은 택배에 발신인으로 적힌 김모씨를 추적하고 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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