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10월 은퇴한 박세리(42) 여자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은 최근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오는 9월 강원 양양군 설해원에서 열리는 ‘설해원 레전드매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은퇴 후 골프채를 거의 놓고 살았지만, 이 대회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때 수없이 맞대결을 벌였던 아니카 소렌스탐(49ㆍ스웨덴), 줄리 잉스터(59ㆍ미국), 로레나 오초아(38ㆍ멕시코)를 오랜만에 상대하게 된다.
설해원 레전드매치는 오는 9월 21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박감독의 초청에 소렌스탐과 잉스터, 오초아 등 레전드는 물론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성현(26ㆍ솔레어) 렉시 톰슨(23ㆍ미국) 이민지(23ㆍ호주) 에리야 쭈타누깐(24ㆍ태국) 등 현역 톱스타들도 설해원으로 모인다. 이들은 첫날 레전드 4인과 현역 4인이 각각 4팀을 이뤄 포섬매치를 치르고, 둘째날인 22일엔 레전드 4인이 코치로 나선 채 현역 4인이 플레이하는 스킨스 게임(각 홀마다 승자가 상금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박 감독은 “현역 시절 모든 생활을 골프에만 맞춰왔기에 은퇴 후엔 골프채를 전혀 잡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지난 4월)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첫 여자 아마추어 대회가 열렸을 때 시타를 했는데, 긴장감과 설렘이 느껴졌다”고 골프채를 다시 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이 대회를 추진했고, 최근엔 부지런히 연습장을 다니면서 실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게 대회 관계자 얘기다.
이날 박 감독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청와대 만찬에 초대된 일화도 전했다. 현역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알고 지냈던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왜 미국선수가 한국선수보다 못하는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함께 라운드를 하고 싶단 뜻을 전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워낙 높은 자리에 있어 가능할 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워낙 좋아하시니 언젠간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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