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목선 정부조사단 “대공혐의점 없다” 결론
정부 합동조사 결과 목선을 타고 귀순한 탈북 선원 2명은 “대공 혐의점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또 지난달 15일 강원 삼척항에서 발견됐을 당시 깨끗한 인민복을 입고 있어 ‘간첩설’ 등이 제기됐지만, 조업 횟수가 적었고 입항 직전 옷을 갈아입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목선 조사 결과 브리핑을 열어, 목선을 타고 남한으로 온 선원 4명 중 2명이 착용하고 있던 군복은 ‘작업복’ 용도였다며 “북한에서는 군복을 작업복으로 입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과거 특수부대에 보급됐던 것으로 알려진 얼룩무늬 군복의 경우, 2015년 이후 전방부대부터 보급되고 있고, 시장에서는 작업복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앞서 선원 일부가 군복을 입은 채 발견됐다고 알려지며 ‘위장 침투’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 다른 귀순자 B씨가 인민복을 착용한 이유도 확인됐다. 조사단에 따르면 선장 A씨는 함께 탈북 계획을 세운 선원 B씨에게 ‘출항 검열에 대비해, 출항할 땐 깨끗한 옷을 입고 오라’고 시켰고, B씨는 본인이 가장 깨끗한 옷이라고 생각하는 인민복을 입고 배에 오른 뒤 갈아입었다고 한다.
이후 작업복이 젖어 말리는 과정에서 바람에 날려 분실됐고, 이에 B씨가 우비를 입고 있자 선장은 입항 전 “행색이 초라하니 출항 때 입고 온 인민복으로 갈아 입으라”고 지시했다고 B씨는 진술했다. 지난달 9일 출항 후 일주일간 항해를 했음에도 ‘칼 주름’이 잡힌 옷을 착용하고 있었던 이유가 어느 정도 풀린 셈이다. 조업이 단 2차례(11, 12일)에 불과했던 것도 선장과 선원들의 옷이 비교적 깨끗했던 이유라고 조사단은 밝혔다.
조사단은 또 목선에 그물ㆍ전등과 같은 조업용품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것은, 이들이 그물 중 일부를 바다에 버렸고, 전등이 필요 없는 오징어 잡이 방식을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선박에 달린 28마력짜리 중국산 저출력 엔진은 해상 침투나 도주에 적합하지 않고, 북한 선원 4명 모두에게서 특수훈련을 받은 흔적을 찾지 못했다는 점 등을 들어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