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두 달 전 서울 지역에 개소한 클라우드 리전(데이터센터 묶음)에 이어 향후 1년 내 두 번째 리전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이 이끌고 있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존재감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다.
오라클은 3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난 5월 14일 국내에 처음으로 개소한 오라클의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소개했다. 오라클에 따르면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라 이름 붙인 오라클의 클라우드 리전은 기존 AWS나 MS의 ‘1세대’ 클라우드 기술보다 한 단계 뛰어난 ‘2세대’ 데이터센터다. 탐 송 한국오라클 사장은 “부지런한 새가 지렁이를 먹는다고 하지만, 덫에 걸리는 첫 번째 쥐 덕분에 두 번째 쥐가 치즈를 먹는다는 말도 있다”며 “늦게 클라우드 시장에 들어온 만큼 모든 최신형 기술을 사용해서 기존 클라우드 업체들과 차별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으로 오라클도 금융사, 공공기관 등 한 층 더 다양한 기업들을 고객사로 맞이할 수 있게 됐다. 국내법상 공공ㆍ금융 정보나 지도 정보 등은 해외 클라우드센터로의 반출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오라클 측은 “국내에서는 이미 1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오라클 서울 리전으로 서버를 이전했거나 조만간 이전할 계획”이라며 “대표적인 우리 고객들은 KEB하나은행과 SK스토아, 삼성유전체연구소, 티웨이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퍼져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오라클 클라우드 서비스의 도움을 직간접적으로 받는 기업들은 국내에만 6,000여곳에 달한다.
오라클은 이날 12개월 내로 서울이 아닌 다른 지방에 두 번째 클라우드 리전을 짓겠다는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첫 번째 리전 개소 2개월 만에 두 번째 리전 건립을 결정할 정도로 현재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 수요가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전세계 OCI의 수는 9개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글로벌 기업 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17년 서울ㆍ부산 리전을 세운 데 이어 지난해 부산 지역에 하나의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오라클은 타사에 비해 뛰어난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이 치열한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살아남겠다는 계획이다. 브라이언 톰슨 오라클 OCI 사업부문 부사장은 “AWS 등 기존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사람들이 가득 올라탄 오래된 기관차라면, 우리의 OCI는 고속열차와 같다”며 “특히 고객들이 인정하는 오라클의 데이터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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