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 급식실 조리원 등 학교 비정규직 연대회의가 총파업에 돌입한 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신풍초등학교. 오전부터 아이들에게 나눠 줄 빵과 주스 등을 분리하느라 분주했다.
급식실 조리원 12명 중 9명이 파업에 동참하는 바람에 학생 1,502명의 정상적인 급식이 어려워 대체식단을 마련한 것이다.
이 학교 교감은 “다행히 지난달 26일 파업동참을 알려와 학부모운영위원회 등과 협의해 파업이 예고된 사흘간의 대체식단을 마련해 큰 혼잡은 없다”며 “점심시간도 기존과 같이 낮12시20분부터 오후 1시10분까지로 지연되거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경기 포천의 한 중학교. 학생들은 기존 식단이 아닌 대체 식단에 오히려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모(3학년)군은 “빵에 치킨까지 나와 친구들과 즐겁게 식사를 했다”며 “급식 종사자분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하니 이 정도 불편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날 이 학교는 조리 종사원 4명 중 2명이 파업에 나섬에 따라 40명 전교생의 대체식으로 빵과 주스, 콜라와 치킨을 내놨다.
같은 시각 인근의 한 초등학교는 학생(전교생 800여명)들 점심으로 빵과 우유를 준비했다. 이 학교 교감인 이모(55)씨는 “전날 아이들 각 가정에 급식중단 안내 가정통신문을 보냈다”며 “노조의 단체행동권도 존중하지만, 학생 불편이 큰 만큼 하루 빨리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급식실 조리원들의 총파업 첫날, 우려했던 것과 달리 큰 혼란은 없었다. 파업이 사전에 예고한데다, 학교측에서 파업 대응 매뉴얼에 따라 사전에 준비할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대체 식단에 만족하지 못했지만 학생들은 오히려 기존 식단에서 벗어난 대체음식에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전체 2,260개 학교(병설유치원 포함) 중 정상급식(급식실에서 급식한 곳·식단간소화도 정상급식에 포함)을 실시한 학교는 모두 1,415개교로 집계됐다. 반대로 대체급식을 실시한 학교는 모두 590개 학교로 파악됐다.
단축수업 또는 재량휴업, 정기고사 등으로 급식을 미실시한 학교도 255개로 조사됐다.
대체식단을 마련한 학교 중에는 빵과 우유 등을 제공한 학교는 503개교였으며, 외부도시락을 제공한 학교는 12개교,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한 곳 64개교로 각각 집계됐다.
도교육청은 파업 참여 학교는 모두 1,308개교 6,538명 중 파업체 동참한 조리종사자 등은 모두 5,96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파업이 사흘 정도로 예고됐지만 자칫 주말을 넘겨 다음주까지 이어질 경우에는 대체식단 마련도 어렵게 되는 등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대부분의 학교들은 학생 1인당 급식비 2,200원에 추가 1,000원씩을 더해 대체식단을 마련했다. 학교 예산 범위내에서 지급했다. 이후에는 예산 지출이 부담되는데다 주말을 끼고 있어 대체식단을 주문하기도 어렵다는 게 일선 학교들의 설명이다.
도내 한 학교 관계자는 “사흘 정도는 우리도 버틸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넘어갈 경우에는 학교차원의 대응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며 “빠른 시일내에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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