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불친절해” 배달원 살해하려 한 40대, 항소심서 7→3년 감형

서울고법ㆍ서울중앙지법 청사.

불친절하다는 이유만으로 치킨 배달원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겠다고 약속하고 감형을 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으로 형량을 낮췄다.

A씨는 지난해 8월 치킨을 배달하러 온 B씨가 불친절하다고 생각해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B씨가 배달을 마치고 간 뒤, 1시간 후 다시 주문을 넣어 B씨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가 두 번째 배달을 마치고 돌아가자 B씨 뒤를 따라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목에 상처를 입었고, 흉기를 피하느라 옆으로 굴러 다리에 골절상을 입었다.

A씨는 1심에서 “정신질환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항변했으나, 1심 재판부는 당시 A씨가 사물을 변별하고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있었다고 봐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번에 2심 재판부는 △A씨가 항소심에서 피해자 B씨와 합의한 점 △B씨가 A 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A씨가 조현병 치료를 받을 것을 약속한 점 등을 참작해, A씨가 잘못을 뉘우칠 여지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징역 7년을 징역 3년으로 낮췄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