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상태로 승객들을 태우고 서울 한복판에서 10㎞나 운전한 버스 기사가 승객의 신고로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노선버스 운전기사 A(56)씨를 입건해 지난달 28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이와 함께 운행 전 음주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해당 운수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2일 오전 4시 40분쯤 운수업체 차고지에서 버스를 배차 받은 뒤 서울 압구정동까지 10㎞ 정도를 50여 분간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승객으로부터 “버스 운행이 불안하고, 기사에게서 술 냄새가 난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버스를 멈춰 세운 뒤 음주측정을 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100%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날 오후 4시쯤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신 뒤 일찍 귀가해 잠들었다”며 “잠을 충분히 자서 술이 깼을 것으로 생각하고 운전대를 잡았는데, 크게 후회한다”고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한편 경찰은 해당 운수업체가 A씨의 운행 전 음주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서울시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운송사업자가 사업용 자동차 운행 전 운수종사자의 음주여부를 확인하고 기록하도록 규정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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