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 보험금 세일전자 대표 집유
지난해 8월 15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사고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ㆍ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세일전자 대표이사가 과거 다른 화재사고 때 피해를 부풀려 과도한 보험금을 타낸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표극창)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 및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세일전자 대표이사 A(61)씨와 동생인 영업이사 B(48)씨에게 각각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1년간의 보호관찰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이들은 2016년 2월 25일 오후 2시 20분쯤 인천 남동구 세일전자 공장 3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피해를 부풀려 보험금을 청구해 같은 해 4월 7일과 이듬해 2월 8일 두 차례에 걸쳐 보험금 6억7,782만원을 타낸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화재사고 당시 직원에게 “화재로 손해가 크니 보험금을 업(UP)해서 청구하고 B 이사에게도 지시를 전달하라”고 말했다. 지시를 전달 받은 B씨는 화재가 진압되자 직원들을 시켜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1층 창고 등에 있던 불량품과 상품 가치가 없는 완성품 등을 화재현장인 3층으로 옮기고 그을음을 바르는 등 피해가 발생한 것처럼 꾸몄다.
화재 현장에 있었던 제품은 2억6,750만원 상당에 불과했으나 이들은 2016년 3월 18일 10억2,425만원 상당 제품 손해가 발생했다는 허위 내용의 보험금 청구를 해 보험회사를 속였다.
A씨는 지난해 3월22일~8월21일 고용노동부장관 허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 근로자 파견업체로부터 근로자 15명을 파견 받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그는 2016년 1월21일~지난해 10월 28일 파견 근로자를 투입할 수 없는 직접 생산 공정 업무에 근로자 662명을 파견 받아 투입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에 허위의 피해품 목록을 제출한 행위는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난 것이고 이로 인해 피고인들이 과다한 보험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인정된다”라며 “피고인들이 정당하게 지급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이 얼마인지를 불문하고 지급받은 보험금 전체에 대해서 사기죄가 성립하고 그 금액이 5억원 이상이므로 가중처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8월 21일 세일전자 공장 4층에서 발생한 불로 9명을 숨지게 하고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4월 30일 금고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세일전자 측은 공장 4층 천장에 누수와 결로가 있었으나 방치하고 전기 점검 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감지기와 스프링클러 펌프를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방치하고 화재경보기가 오작동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작동하면 끄도록 경비원에게 지시도 했다. 화재 발생 두 달 전 민간 소방관리업체에 맡겨 진행한 소방종합정밀점검도 부실하게 시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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