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매체 보도… “시끄러워 고의로 껐을 가능성, 선장에 책임 물을 근거”
지난달 12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체펠섬 선착장에 전날 인양된 허블레아니호가 정밀 조사 및 수사를 위해 정박해 있는 모습.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지난 5월 말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아 침몰케 했던 크루즈선의 경보장치가 사고 당시 꺼져 있었다는 의혹이 현지에서 제기됐다. 해당 경보장치는 주변 물체와의 거리 등을 알려주는 것으로, 어떤 이유에서 이 장치의 전원이 ‘오프(off)’ 상태에 있었는지 밝혀진다면 가해 크루즈선 선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헝가리 매체 ‘블릭’에 따르면, 허블레아니호 선사의 변호인은 경찰 조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기재된 문건을 확인했다. 가해선박인 바이킹시긴호 승무원 46명과 승객 184명이 증인으로서 조사를 받았는데, 이들 중 미국인 부부는 사고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증거물로 경찰에 제출했다. 영상 분석 결과, 바이킹시긴호는 사고 시점에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허블레아니호가 앞에 있다는 걸 선장이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블릭은 바이킹시긴호의 레이더 경보장지가 꺼져 있었다며 “야간이나 우천 시, 수상 교통량이 많을 땐 주변에 배가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레이더 경보장치를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사고 당시 주변에 다른 배 15~20척이 있었기 때문에 계속 경보장치가 울리며 시끄러운 소리를 내자 바이킹시긴호 조타실에서 고의로 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허블레아니호는 지난 5월 29일 다뉴브강을 운항하다 바이킹시긴호가 들이받는 바람에 침몰했다. 이로 인해 한국인 탑승객 33명 중 24명이 숨지고, 두 명은 아직까지 실종 상태에 있다. 7명은 사고 현장에서 구조됐다. 바이킹시긴호 선장은 사고 직후 구속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석방돼 현재 경찰 조사를 받으며 부다페스트에 머물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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