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시 주석, 北 방문에다 美엔 융통성 촉구”… ‘판문점 회동’ 성사 자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도중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적절한 시점에 대(對)북한 제재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일 방중한 마르셀로 에브라드르 멕시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왕 국무위원은 우선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각국이 새롭게 양성적인 상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시 주석도 (지난달 중순) 성공적인 북한 국빈 방문을 마쳤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는 “시 주석은 G20 중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소개했다”면서 “미국이 융통성을 갖고 북한과 함께 마주 보고 가면서, 적절한 시기에 대북제재 완화를 포함해 상호 우려를 해결할 방법을 대화로써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지난달 30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성사된 배경에는 두 나라를 상대로 한 시 주석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공치사’를 한 셈이다.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 대해 왕 국무위원은 ‘북미 대화 재개’라는 공동의 인식을 달성한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그는 “북미 정상이 분열ㆍ대립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처음으로 악수와 대화를 나눴다”며 “이는 민심에 부응하고, 시대적 조류를 따르고, 양국 정상이 대화와 담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중국은 환영과 지지를 보내며 앞으로 한반도가 세계에 좋은 소식을 더 많이 전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왕 국무위원은 또, “한반도 정세에 지금처럼 평화의 기회가 찾아오는 건 매우 힘든 일”이라며 “중국은 북미 양국이 조속히 양국 정상의 정치적 염원을 대화와 담판의 실질적인 진전으로 전환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G20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시 주석이 문재인 대통령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한국이 계속해서 (한반도 문제) 해결 노력을 하는 걸 지지한다고 했다”고 대화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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