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심상정 해고’를 놓고 또 다시 분열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ㆍ정동영 민주평화당ㆍ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 3당 대표는 2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장을 교체하기로 한 더불어민주당ㆍ자유한국당의 합의를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도 동의한 합의였다. 이에 합의 당사자인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손 대표가 월권을 하고 있다며 반발, 손 대표를 위시한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오 원내대표 중심의 비당권파의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야 3당 대표는 대표는 민주당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되, 특위 활동 기간이 끝나는 오는 8월 31일 전까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처리를 마무리하라고 촉구했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에 대한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손 대표는 1일에도 “정개특위 위원장을 민주당이 맡아 전임인 심상정 위원장에게 다시 양보하는 결단을 보여달라”고 했었다. 오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들이 어렵사리 이뤄낸 합의에 찬물을 끼얹는 건 당 대표의 월권”이라며 “최고위원들과 논의해 이 부분에 대해 대응하겠다”고 확전을 예고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손 대표가 정의당 소속인가 정말 자괴감이 든다”며 손 대표 퇴진을 언급했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 상 손 대표의 발언이 월권인지는 명확히 정리되지 않는다. 월권 논란이 불거진 것 자체가 바른미래당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강행 여부와 원내대표 경선, 손 대표 퇴진 여부 등을 놓고 건건이 부딪혀 왔다. 윤태곤 더모아 분석실장은 “대표와 원내대표가 협의를 거쳐 통일된 목소리를 내는 건 정치권의 상식”이라며 “두 대표가 다른 의견을 내고 월권을 논하는 것은 계파 갈등의 단면”이라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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