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연구원ㆍ여연 등 공동연구 합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2일 정치 신뢰도 제고와 국회 운영 효율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민주당의 민주연구원과 한국당 측 여의도연구원을 비롯해 여야 5당 싱크탱크가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합의하면서다. 라이벌 관계인 여야 싱크탱크가 협력하기는 전례가 없는 풍경이다. 친문 핵심으로 관심이 집중된 ‘양정철 효과’가 싱크탱크 전반의 존재감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국회 산하 정책연구원인 미래연구원 박진 원장, 여야 5당 정책연구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국회 신뢰 제고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미래연구원 주선으로 성사된 이번 회동에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민주당),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한국당), 홍경준 바른미래연구원장(바른미래당), 천정배 민주평화연구원장(민주평화당) 김정진 정의정책연구소장(정의당) 등이 참석했다.
문 의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연과 각 당 정책연이 국회 개혁 관련 아젠다를 공동으로 많이 발굴하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회와 정당 싱크탱크가 모여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공동연구 주제는 ▲국회 혁신 ▲운영 효율성 제고 ▲투명성·개방성 제고 ▲국회의원 책임성·윤리성 제고 ▲국회 권한 강화 등으로 정했다.
여야 싱크탱크를 한 자리에 모은 것을 두고 ‘양정철 효과’라는 반응도 나온다. 양 원장은 이달 초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등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를 만나 지방 싱크탱크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정당의 연구기관 대표가 이 같은 광폭행보를 한 전례나 위상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에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총선용 관건선거’라고 강력히 반발했고, “국회교섭단체 싱크탱크 모두가 참여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하며 이날 오찬으로 발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 원장이 문희상 의장 독대, 서훈 국정원장 회동, 민주당 잠룡 연쇄 면담 등으로 공격적인 활동에 나서자 정당 싱크탱크 전체의 존재감도 커졌다는 평가다.
작은 기싸움도 있었다.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은 민주연구원이 ‘총선 병참기지’로 불리는 데 대한 생각을 묻자 “그럼 여의도연구원은 한국당의 혁신본부가 되겠다”고 응수했다. 이어 나타난 양 원장은 “우리는 뒤에서 백업하는 병참기지인데 혁신본부는 깃발을 들고 앞에 나가는 것 아니냐”며 “더 멋있어 보인다. 김세연 원장 부럽다”고 받아쳤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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