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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 악수 나누며 이란에는 맹비난 펼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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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 악수 나누며 이란에는 맹비난 펼치는 까닭은

입력
2019.07.02 17:10
수정
2019.07.02 18:5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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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를 둘러싼 두 적성국을 상대로 정반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판문점 회동’을 통해 교착됐던 북미 관계를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것과 달리, 이란을 향해선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강 대 강’ 대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교감할 수 있는 지도자의 유무, 미국이 상정한 최종적인 목표 등에서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것이다. 이란은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이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지난달 이란을 겨냥한 보복공격을 막판 취소한 것과 관련해 “만약 무언가 일어나야 한다면, 우리는 그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더 심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군사력을 동원한 공격 가능성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직접적으로 이란이 핵 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한 저농축 우라늄의 저장 한도(육불화우라늄 기준 300㎏ㆍ우라늄 동위원소 기준 202.8㎏)를 초과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날 발표에 따른 것이다. 이는 이란이 201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 5개국 및 독일과 이룬 JCPOA에 따라 이듬해 1월부터 지켜온 의무(핵 프로그램 감축ㆍ동결)를 위반한 첫 사례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외신은 바로 전날 판문점 회동이 이뤄진 것에 주목하며 북한과 이란을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란에 김 위원장과 같은 대화 파트너가 없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미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마크 두보위츠는 AP통신에 “트럼프가 ‘댄스 파트너’만 찾는다면 이란에도 매력 공세를 펼칠 수 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상대할 때 쓰는 ‘무기’를 이란에는 사용할 수 없다며 “국가 지도자와의 직접 소통”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에서부터 차이가 있다는 풀이도 나왔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주러시아 미국 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은 AP에 “이란 문제에 있어 미국이 진짜 원하는 바는 군사 옵션을 동반한 정권교체일 수 있다”라며 “반면 북한의 경우 핵무기를 일부 용인하더라도 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해체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북한에 원하는 바가 더 작기 때문에 대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외에 △북한과 달리 이란을 겨냥한 유엔 제재가 없다는 점 △미국이 지난해 스스로 JCPOA에서 탈퇴해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지지가 부족한 점 등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압박 전술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꼽혔다. AP는 또 “이스라엘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이란 강경노선을 압박하지만, 백악관에 반(反)북한 로비 단체는 없다”고 설명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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