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광 6개월만 끊자” 격앙… 일각 “똑같은 짓 삼가야”
지난 1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초치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일본 정부가 한국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을 겨냥한 경제보복 조치를 발표하자 시민들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못 할 망정 옹졸한 보복을 하고 있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일제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일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평소 일본제 옷이나 맥주를 즐겼는데, 당분간 사지 않겠다”는 글들이 잇따랐다. 시민 한영현(27)씨는 “일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자유무역 가치를 먼저 훼손했고, 무엇보다 일본에 대한 역사적 원한 관계가 있는 만큼 불매운동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 불매운동을 통해 타격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의 발표가 있었던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2일 오후까지 1,5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작성자는 청원 글을 통해 “오히려 지금이 위기이자 ‘탈일본화’를 위한 기회”라며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및 일본관광 거부로 대응해야 하고, 정부 역시 경제제재와 관련해 상대방 관세 보복 등 방법을 찾아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카카오톡과 SNS 상에는 유니클로, 아사히, 데상트, 도요타, 혼다 등 주요 일본 브랜드의 불매운동 리스트가 공유되기도 했다. 

일본 여행을 거부하자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평소 일본을 자주 찾는다는 고모(27)씨는 “일본에 가는 한국 관광객이 한 해 700만명이라는데, 우리가 딱 6개월만 발길을 끊으면 일본 정부도 느끼는 바가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 관광상품은 정치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에 속한다”며 “이번에도 그럴 지는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나친 반일감정이야 말로 일본의 의도에 걸려드는 것”이란 신중론도 만만치 않았다. 회사원 김모(31)씨는 “평소 일본의 혐한 시위를 볼 때 참 웃긴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도 불매 운동 같은 똑같은 짓을 하는 건 유치한 대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모(26)씨는 “일본이 정부 차원의 수출규제를 했듯, 우리도 정부 차원 대응이면 충분하다고 본다”며 “국민들더러 불매운동을 하라는 것은 실효성도 없을뿐더러 초점에서 벗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희(32)씨는 “주변에 물어보니 최근 상황을 잘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불매’운동’까지는 아직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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