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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온라인쇼핑 100억원 늘면 소매점포 8.2개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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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온라인쇼핑 100억원 늘면 소매점포 8.2개 사라져

입력
2019.07.03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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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1년간 소매상점 1286개 사라진 셈 

온라인쇼핑 100억 늘면. 박구원 기자
온라인쇼핑 100억 늘면. 박구원 기자

온라인 쇼핑액이 100억원 늘어나면 소매점포가 8개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온라인 시장 확대가 국내 자영업자의 텃밭인 소매상점을 위축시키는 파급력이 구체적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온라인 거래 확대가 오프라인 소매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업종별로 차이가 컸지만, 영세 점포가 먼저 무너지고 그 수요를 중대형 점포가 흡수하는 양상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강배 동아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2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행한 계간 ‘경제분석’에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 ‘온라인 거래의 증가가 지역 소매 상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기고했다.

이는 2001~2016년 사이 통계청과 한은 자료를 활용해 국내 온라인 거래 규모 확대와 소매업체(점포) 증감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온라인 성장이 오프라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는 드물다”며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분석 결과, 다른 조건(소득, 인구, 성장률, 물가, 환율 등)이 같을 경우 온라인 거래 100억원 증가는 소매업체 8.22개 감소로 이어졌다. 국내 온라인쇼핑의 연간 증가 규모가 1조5,649억원(올해 4월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1년 새 온라인 시장 확대로 소매상점 1,286개가 사라지는 ‘구축(驅逐ㆍ쫓아냄) 효과’가 나타났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다만 업종별 편차는 컸다. 가장 타격이 심한 소매업종은 기타 가정용품(철물, 가구, 조명, 주방용품, 악기 등)으로, 온라인 거래액이 100억원 늘면 점포 5.24개가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어 음식료품ㆍ담배(-3.86개), 문화ㆍ오락ㆍ여가용품(-2.72개), 종합소매(-1.32개) 순으로 충격이 컸다.

반면 기타상품 전문소매(+4.39개), 섬유ㆍ의복ㆍ신발(+1.87개) 업종은 온라인 거래 증가에 따라 점포도 늘었다. 전문소매업은 오프라인 거래만 가능한 의약품ㆍ의료기구나 가격이 비싼 사진장비ㆍ정밀기기ㆍ귀금속 등 온라인 거래로 대체할 수 없는 품목을 취급하는 점이 요인으로 분석된다. 의류매장 증가는 스포츠ㆍ아웃도어 패션상품 소비 증대 효과로 풀이된다. 편의점(+6.50개) 역시 소비자의 즉각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특성 덕에 ‘온라인 무풍지대’로 분석됐다.

온라인쇼핑은 오프라인 점포를 대형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온라인 구축효과가 가장 뚜렷한 기타 생활용품 소매업의 세부업종을 분석한 결과 가구, 전기용품ㆍ조명장치, 주방용품 소매업에서 종업원 10명 이상 중대형 매장 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종합소매업을 봐도 대형 종합소매점(대형마트, 백화점)에선 온라인 거래 확대가 점포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교수는 “규모가 영세하고 온라인 거래 대비 경쟁력이 약한 업종에서 점포 수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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