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드라마 ‘왓쳐’ 감찰반장 역할… 첫 비지상파 출연
배우 한석규(55)는 천의 얼굴을 가졌다. 특히 부드러운 얼굴로 드러내는 카리스마는 누구도 따라가기 힘들다. 영화 ‘우상’(2019)에서는 출세를 위해 아들의 사건을 은폐하는 인물을 선보였고, ‘프리즌’(2017)에서는 교도소 내부 절대 악을 연기했다. 두 작품 모두 연기로 큰 호평을 받았다. 그에 비해 드라마에선 그간 강렬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근 작품이었던 SBS ‘낭만닥터 김사부’(2016)에서는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의사를 연기했다.
한석규가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6일 첫 방송하는 OCN 드라마 ‘왓쳐(WATCHER)’에서 그는 경찰 비리수사팀 반장 도치광을 맡았다.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인물이다. 한석규는 1990년 데뷔 이후 첫 비(非) 지상파 방송 드라마에 출연한다.
드라마는 화려한 액션보다는 심리 싸움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한석규가 연기한 도치광은 비리감시자로서 15년 전 사건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나간다. 이 과정에서 주변 인물들을 의심하고 때로는 반목한다. ‘왓쳐’는 OCN의 기존 장르 드라마와 달리 빠른 전개가 아닌, 긴 호흡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한석규는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데뷔했던 20대 때부터 지금껏 평생 선이 얇은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지, 한 번도 선 굵은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며 “내면을 세밀하게 드러내는 연기를 되는 데까지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석규는 자신의 연기관이 ‘왓쳐’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한석규는 “평소 연기를 할 때 ‘정확히 보고 정확히 듣고 반응하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버릇이 있으며, 사람의 감각기관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눈”이라며 “정확하면서도 동시에 부정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볼거리가 풍성해진 시대에 ‘왓쳐’가 볼 만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이 드라마가 볼 가치가 있는 드라마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석규는 부단히 변화하고 있다. 성우로 방송국에 처음 발을 들였으며, 이후 MBC 공채 탤런트에 합격했다. 50대가 된 지금도 그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한석규는 “제작발표회장에 들어오기 전 안길호 PD에게 드라마 환경 변화에 대해 물어봤는데, 전편을 한 번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 같다고 답했다”며 “사전제작이 완전히 가능하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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