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드론으로 수난위험 경고방송
구명조끼 던져주는 수중드론도 운영
“위험합니다. 빨리 강가 안전지대로 이동하세요”
1일 오후 충북 영동군 양산면 송호리 금강 상류. 다슬기를 잡던 주민 한 명이 허리춤까지 차는 깊은 곳으로 들어가자 이 같은 소리가 공중에 울려 퍼졌다.
다슬기 채취에 정신이 팔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깊은 곳까지 들어갔던 이 주민은 재빨리 숙였던 몸을 일으켜 강가 얕은 곳으로 몸을 피했다.
이날 공중에서 안전사고 위험을 큰 소리로 알려준 것은 영동군이 운영하는 물놀이사고 대비용 드론이다.
여름철 행락객의 안전을 위해 띄운 이 드론은 물놀이 사고가 잦은 금강 상류 일대에서 활동한다.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을 날아다니다 위험한 장면을 포착하면 곧바로 경고 방송을 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영동군청 안전관리과 직원이 드론 조정기 화면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위험 사실을 알려준다. 방송스피커를 장착한 이 드론은 최대 반경 5㎞까지 비행하며 현장 화면을 전송한다. 주요 활동 구역은 물놀이나 다슬기 잡기를 즐기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송호유원지 등 23개소이다. 운영 기간은 이달부터 8월말까지이다. 차정훈 영동군 드론담당 주무관은 “정확한 경고 방송을 위해 사전에 물놀이 안전사고 위험 지역을 철저히 조사했다”며 “행락객이 위험 구간에 5m정도 다가서면 곧 바로 접근금지 경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동군은 수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일찍부터 드론을 활용해왔다. 2017년 11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물속 세상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수중드론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소형보트 모양의 이 드론은 배 아랫부분에 장착된 3D음파탐지기와 어군탐지기로 수중 구조물과 수중 물체, 수중 지형을 정확하게 촬영하고 측정한다. 또한 깊은 물에 빠진 사람에게 시속 60㎞ 속도로 빠르게 다가가 구명조끼나 구명밧줄을 던져주는 등 인명구조 역할도 수행한다.
이 수중드론은 익사자 수색, 부유물체 인양 등 다양한 수난구조 활동에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준설작업을 위한 수중지형 조사, 불법 내수면 어업활동 단속 등 쓰임새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영동군은 2015년 도내 행정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드론을 도입해 재난현장 등에 투입했다. 현재 도내 시군 가운데 가장 많은 7대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
박세복 영동군수는 “수중드론과 경고방송용 드론을 물놀이 위험지역에 집중 배치해 여름철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며 “드론을 다각도로 활용해 선진 행정의 토대를 쌓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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