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치료, 140만원 추징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가 마약투약과 관련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와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점은 인정됐지만 초범인데다 구속기간 혐의를 인정하고, 죄를 뉘우친 것이 양형에 반영됐다.
수원지법 형사4단독 김두홍 판사는 2일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씨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과 치료명령과 함께 140만원을 추징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황하나와 공모해 3회에 걸쳐 필로폰 1.5g을 밀수해 모두 7회 투약해 재판에서 범죄사실을 자백, 유죄로 인정됐다”며 “마약류 범죄는 중독성과 개인적 사회적 폐해가 심각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다리 털에서 필로폰 성분이 나온 것으로 봐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마약을 투약한 불리한 정황이 있다”며 “다만 피고인이 구속된 이후 범행을 인정하고 초범이라는 점, 이 사건으로 2개월 간 구속된 이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현 단계에서 구금보다는 집행유예를 선고함으로써 재사회화 기회를 부여함이 맞다고 판단된다”며 “이와 같은 사정을 감안해 나이와 범행기록, 변론 등에 비춰 양형조건에 부합해 양형 권고형에 따라 이같이 판결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한 황토색 반팔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박씨는 시종일관 고개를 떨군 채 재판에 임했다. 이어 김 판사의 집행유예 선고에도 고개를 숙였던 그는 “퇴장해도 좋다”는 김 판사의 언급에 두 차례 90도로 인사한 뒤 퇴정했다.
박씨는 이날 오전 11시25분 수원구치소를 나오면서 “앞으로 사회에 많이 봉사하면서 열심히, 정직하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진심으로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며 “팬들께도 정말 죄송하다. 정직하게 살겠다”고 말한 뒤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이날 구치소 앞에서 박씨를 기다리던 팬들은 노타이 정장 차림의 다소 수척해진 얼굴의 박씨가 나타나자 박씨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씨는 석방 후 열흘 안에 거주지 관할 보호관찰소에 신고 후 치료 등의 절차를 받아야 한다.
박 씨는 지난 2∼3월 옛 연인인 황하나 씨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ｇ을 구매해 6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에 앞서 지난해 9∼10월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을 황 씨와 같이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판결문을 받아 보지 못한 상태”라며 “판결문을 받아 본 뒤 항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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