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국제사회와의 핵 합의에 의해 설정된 저농축 우라늄(LEU) 저장 한도를 초과한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이란은 불장난을 하고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對)이란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건 없다면서도 “이란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백악관도 이날 스테파니 그리샴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란이 핵무기들을 개발하도록 절대 허용치 않을 것”이라며 “이란 지도자들이 행동 방침을 바꿀 때까지 이란 정권에 대한 최대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 정권은 핵 야망과 악의적 행동을 끝내야만 한다”며 “이란 핵 협정으로 이란이 어떤 수준에서든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건 실수였으며, 우리는 이란에 대해 ‘농축 금지’라는 오랜 비확산 기준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이란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그는 “세계를 주도하는 테러지원국(이란)은 국제사회를 갈취하고 지역 안보를 위협하기 위해 핵 프로그램을 계속 사용한다”면서 이란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리고는 “어떤 핵 합의도 이란 정권에 어떤 수준에서도 우라늄을 농축하도록 허용해선 안 된다”며 이란의 모든 우라늄 농축 중단을 쵹구한 뒤, “이란이 계속 외교를 거부하고 핵 계획을 확대하는 한 경제적 압박과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이란이 핵 합의에서 정해진 저농축 우라늄(LEU)의 저장 한도(육불화우라늄 기준 300㎏. 우라늄 동위원소 기준 202.8㎏)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7월 이란이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및 독일과 이룬 핵 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이듬해 1월부터 지켜온 의무(핵 프로그램 감축ㆍ동결)를 위반한 첫 사례가 된다. 이란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핵 합의를 탈퇴한 지 1년 후인 지난달 8일 저농축 우라늄과 중수의 저장 한도를 넘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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