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중도 내 좌우 대립으로 차기 지도부 선출을 두고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AP통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당초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임시정상회의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1일 오전까지 전체회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정상간 양자 접촉만 거듭되고 있다. EU 집행위원장은 5억명 EU 인구의 65%에 해당하는 21개국 정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중도 좌파와 중도 우파 그룹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21개 이상 정상 간 합의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AP통신은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유럽정상들과 30차례 이상 양자 접촉을 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당초 유럽 언론들은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당(S&D)그룹의 프란스 티머만스 후보가 차기 집행위원장으로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중도 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 그룹 후보인 만프레드 베버 유럽의회 의원이 유럽 의회 의장을 맡는 대신 집행위원장 자리는 중도좌파 그룹에 넘기는 데 양측이 합의했다는 것이다.
반면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지도부가 이에 강력 반발하며 합의를 거부했고 EPP 내부에서 조차 집행위원장 자리를 상대편에 넘겨줄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간 입장도 엇갈렸다. 메르켈 총리가 자국 출신의 만프레드 베버를 지지한 반면 마크롱 대통령이 이에 대해 반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유럽의회의 임기는 2일 시작된다. EU 정상들은 그 전까지 ‘빅5’로 불리는 집행위원장, 정상회의 상임의장, ECB(유럽중앙은행) 총재, 유럽의회 의장,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이때까지 집행위원장 선출에 실패하면, 15일에 비공식 임시 회의를 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희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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