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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천막철거비 2억원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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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천막철거비 2억원 받을 수 있을까

입력
2019.07.01 16:35
수정
2019.07.01 19:0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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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진 대표 월급 가압류 어려워

계고장 의무당사자에 黨만 지목

1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우리공화당 천막이 설치 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광화문에 설치한 천막을 청계광장으로 옮긴 우리공화당은 천막을 다시 광화문으로 옮기겠다면서도 정확한 일정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한호 기자
1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우리공화당 천막이 설치 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광화문에 설치한 천막을 청계광장으로 옮긴 우리공화당은 천막을 다시 광화문으로 옮기겠다면서도 정확한 일정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한호 기자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 기습 설치한 천막에 골머리를 앓아온 박원순 서울시장은 “월급을 가압류”해서라도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에게 철거 비용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절차상 조 대표에게 철거 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시는 철거 과정의 충돌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조 대표에게 가압류를 설정하겠다는 의지도 밝히고 있지만 이 또한 치열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 서울시로서는 곤혹스런 입장이다.

박 시장은 지난달 25일 광화문 천막을 강제 철거한 직후 우리공화당이 재차 천막을 설치하자 행정대집행에 들어간 비용 2억원을 조원진 대표를 포함한 모든 개개인에게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철거인력 용역비 등을 포함한 철거 비용을 우리공화당 측이 지급하지 않으면 “조원진 대표의 월급을 가압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행정대집행 비용은 법원 판결을 거칠 필요도 없이 국세징수법에 따라 바로 청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서울시가 조 대표의 월급 통장을 압류하는 방식으로 구상권을 청구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서울시가 철거를 앞두고 보낸 계고장에서 지목한 철거 의무당사자가 당 대표 개인이 아니라 우리공화당이라는 게 우선 문제다. 이광수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변호사)는 “행정대집행 비용은 당연히 법률상으로 의무자가 부담하는 것이 맞다”면서 “(철거 이전에 보낸) 계고장에는 정당만 철거 의무자로 들어갔기 때문에 대표는 철거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공화당이 서울광장을 불법 점유한 만큼 철거과정의 충돌로 발생한 손해를 서울시가 청구한다면 당 대표를 상대로 가압류를 설정할 수도 있다는 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장영석 서울시 법률지원담당관은 “조 대표에 대해서는 (철거 당시) 불법 행위를 적극 선동하거나 지시한 데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광석 법무법인 득아 대표변호사는 “만약 수사기관에서 조 대표의 책임이 밝혀진다면 법원도 (조 대표에 대한) 가압류 역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서울시의 고소뿐 아니라 우리공화당 측의 고발 사건 등이 맞물려 치열한 법정공방을 치러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조 공동대표 등을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서울종로경찰서에 고발했으며, 우리공화당은 반대로 박 시장 등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집단폭행, 직권남용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있다. 우리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광화문에 설치한 천막을 청계광장으로 옮겼다. 이한호 기자
1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있다. 우리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광화문에 설치한 천막을 청계광장으로 옮겼다. 이한호 기자

광화문 광장를 둘러싼 서울시와 우리공화당의 숨바꼭질이 이어지면서 서울시의 시름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우리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 동안 광화문 천막을 자진 철거한 뒤 서울시는 1일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설치할 수 없도록 대형 화분 80개를 설치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은 언제라도 천막을 다시 광화문에 설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광화문 광장은 박 시장이 나무로 덮을 만큼 좁지 않다”며 “언제라도 천막 투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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