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환 서울청장은 6개월여 만에 교체
고위직 승진 서울에서 독식

정부는 1일 신임 서울경찰청장에 이용표(54) 부산경찰청장을 내정하는 등 14명의 경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임호선 경찰청 차장과 이상로 인천경찰청장은 유임됐다. 경찰대학장은 이준섭(55) 경찰청 보안국장, 부산경찰청장은 김창룡(54) 경남경찰청장, 경기남부경찰청은 배용주(58) 경찰청 수사국장이 내정되면서 6명의 치안정감 자리 가운데 나머지 세 자리는 치안감에서 승진했다.
경찰 서열 넘버2 자리에 오른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경남 남해 출생으로 경찰대 3기다. 경찰 경력 대부분을 정보 부서에서 근무한 정보통으로 꼽힌다. 경찰대 4기로 경찰에 입문한 김창룡 부산경찰청장은 경남 합천 출생으로 경찰청 정보1과장, 경남청 1부장,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등을 지냈다. 경찰대 2기인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은 광주 출신으로 경찰 내부에선 수사부서를 두루 거친 수사통으로 통한다.
고위직 인사 단행으로 원경환 서울경찰청장은 취임 6개월여 만에 물러났다. 경무관 위로는 임기가 따로 없는데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유임되며 2인자가 올라갈 자리가 없는 상황이라 원 청장은 제복을 벗게 됐다. 경찰 안팎에선 원 청장이 ‘함바 브로커’ 유상봉(73)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이 내사에 착수한 게 인사에 영향을 주지 않았겠느냐는 평도 나온다. 강원 정선이 고향인 원 청장은 내년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지역구 공천을 받아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치안감도 10명이나 교체되는 큰 폭의 인사가 이뤄졌다. 앞서 정보경찰 불법활동 등의 혐의로 치안감 4명이 직위해제된 영향이다. 이문수 현 서울경찰청 보안부장, 김남현 경찰청 자치경찰추진단장, 이규문 경찰청 수사기획관 등 7명이 치안감으로 승진ㆍ내정됐다.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버닝썬 스캔들’ 수사를 총괄한 이명교 서울경찰청 수사부장도 치안감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찰 고위직 승진 서울 집중은 올해도 계속됐다. 치안감 승진자 7명 중 5명이 서울경찰청 경무관이고, 2명은 경찰청에서 배출됐다. 치안감 직무대리로 내정된 3명도 2명은 경찰청, 1명은 서울경찰청 경무관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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