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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역 위축… 수출 7개월째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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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역 위축… 수출 7개월째 곤두박질

입력
2019.07.01 10:24
수정
2019.07.02 10:4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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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ㆍ반도체 급락 영향

최근 7개월 간 월별 수출 증감률. 그래픽=박구원 기자
최근 7개월 간 월별 수출 증감률. 그래픽=박구원 기자

한국 수출이 7개월 연속 하락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반도체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수출이 441억8,000만 달러로 집계돼 전년 같은 달보다 13.5%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1.7%를 시작으로 올해 1월(-6.2%), 2월(-11.4%), 3월(-8.3%), 4월(-2.0%), 5월(-9.4%)에 이은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이는 2016년 1월 19.6% 감소 이후 3년 5개월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로 세계 교역이 위축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2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5월(-25.6%)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화웨이 등 중국 기업 제재로 우리 중간재 수출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출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도 일반기계ㆍ석유화학 부진의 영향으로 수출이 전년 대비 8.5% 감소했다. 미국(-2.5%), 유럽연합(EUㆍ-3.1%), 일본(-11.4%), 인도(-7.2%), 중동(-23.9%)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ㆍ석유화학ㆍ정유산업의 세계적인 업황 부진으로 수출단가가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산업부의 분석이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가 25.5% 줄어들었다. 메모리 단가 하락,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 조정, 스마트폰 수요 하락 등에 따른 감소라는 분석이다.

석유화학(-24.5%), 석유제품(-24.2%), 철강(-8.2%) 등 주요 수출 품목이 부진했던 것도 하락세를 이끌었다. 유가 하락과 제품 구매 지연에 따른 단가 하락, 일부 설비 정상가동 차질에 따른 물량 감소 등이 수출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선박(46.4%)과 자동차(8%) 등 일부 주력 품목과 바이오헬스(4.4%), 이차전지(0.8%), 전기자동차(104.3%) 등 신(新)수출동력 품목은 호조세를 보였다. 선박은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수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자동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중심으로 세계 시장의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6월 수입은 400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1% 줄었으며, 무역수지는 41억7,000만 달러로 89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산업부는 연이은 수출 감소세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이날 긴급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부는 지난 3월 수출활력제고 대책을 수립한 데 이어 하반기 무역금융 공급 예정액 119조원 가운데 70조원을 3분기에 조기 집행하는 등 수출 총력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마찰뿐 아니라 10년 주기 등락이 있는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교역량 자체가 줄고 있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금융위기 이후 계속 경기가 성장세를 보이다가 둔화됐는데, 미중 무역마찰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경기 상황이 반도체 등 우리 수출 주력 품목의 하락세와 맞물린 측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혁신을 통한 신시장 수요 창출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중국 시장만 쫓을 것이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먹힐 수 있는 혁신과 연구개발(R&D), 시장조사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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