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측 카운트파트는 북한 외무성..7월 중순께 실무협상 시작
“김정은, 진짜 해결하길 원한다는 인상 받아”
“신중한 속도로 진행할 것” 속도조절 재확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0일 북미 간 실무협상의 북측 카운터파트가 외무성이 될 것이라며 7월 중순께 실무협상이 본격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만남을 두고 도박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통했다”고 응수하며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북미 정상간 판문점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비건 대북 특별대표가 실무협상을 이끌 것이라면서 "우리의 카운터파트로 외무성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무성 누가 될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그러나 두어명 중 한 명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 협상 라인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중심의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으로 교체된 것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그는 협상 시점과 관련해선 "아마도 앞으로 2∼3주내, 즉 7월 중순 정도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협상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팀들이 모여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의견 교환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북한이 자신을 협상팀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해온 것과 관련해 "내가 아는 한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나에게 책임을 맡겼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북측 협상팀을 고르라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누가 미측 협상팀을 운영할지에 대해서는 엄연히 당신이 선택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미 정상이 이 문제에 대해 동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더 이상 미국에 협상팀 교체를 요구하지 않고 진용 구성에 대한 재량권을 인정하겠다며 한발 물러났다는 뜻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판문점 회동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남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으며, 우리가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기회를 얻게 했다. 나는 이에 대해 매우 들떠 있다"며 "이는 북한과 미국, 전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도박'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도박이) 통했다"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울러 '김 위원장이 합의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였는가'라는 질문에 "대화의 요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맡겨두겠다. 그에 대해 너무 많이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김 위원장이 뭔가 매우 중요한 것에 대해 진짜 해결하길 원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은 '우리는 서두를 게 없다'고 말했다.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속도조절론을 재확인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말해왔고, 나는 김 위원장도 그러한 견해를 공유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신중한 속도로 진행해 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제재 유지 정책은 그대로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에 대한 공통의 합의에 도달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면서도 "어떠한 길로 가게 될지를 알지 못하지만 1년 전에 있던 지점보다는 멀리 와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 역사에 남을 일을 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 DMZ 방문을 동행하게 돼 영광이었다"며 "싱가포르에서 양국이 한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내 북한 카운터파트와 일해나가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합의사항 이행 작업이 이날로써 재개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는데 헌신하고 있다"며 "한미 간 조율은 필수적이다. 우리는 여전히 북한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비핵화에 앞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UNSCR) 결의의 이행에 계속 굳건해야 한다"며 제재 유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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