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보다 작은 거북’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로티 아일랜드 뱀목거북이 싱가포르에서 원래 서식지로 옮겨진다.
1일 콤파스 등 인도네시아 현지매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야생동물보존 관련 단체는 싱가포르 동물원에서 사육하고 있는 로티 아일랜드 뱀목거북을 인도네시아로 몇 달 안에 송환하는 것을 합의했다. 싱가포르 동물원에는 현재 26마리의 로티 아일랜드 뱀목거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히 몇 마리를 송환할지는 양국 기관이 아직 협상 중이다.
로티 아일랜드 뱀목거북은 이름처럼 원래 인도네시아 동(東)누사텡가라주(州) 로티 섬(아일랜드)의 페토 호수에서 살았다. 그러나 남획과 과잉 농지 개발로 인해 원래 서식지인 페토 호수에선 멸종한 것으로 현재 추정된다. 로티 아일랜드 뱀목거북은 2001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에 올라있다. 현재 전 세계에 200마리 남짓 생존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로티 아일랜드 뱀목거북은 25년 전인 1994년에야 새로운 종으로 분류됐다. 목이 뱀처럼 길어서 등딱지 안으로 집어넣을 수 없다. 다 자라면 몸길이 18~24㎝로, 막 부화한 새끼의 등껍질 길이는 2.8㎝(목 길이 제외)에 불과하다.
특이한 외모 때문에 애완동물로 키우려는 사람들이 많아 마구잡이로 밀렵당했고 마리당 200만원 가까이에 거래되기도 했다. 그렇게 세계 곳곳으로 팔려 가면서 정작 원산지엔 한 마리도 남지 않았지만, 유럽 등지에서 서식 소식이 전해지기도 한다. 실제 2013년 영국의 한 해양생물센터에서 로티 아일랜드 뱀목거북의 새끼 두 마리가 발견돼 ‘동전보다 작은 거북’이라는 별칭과 함께 언론에 소개된 바 있다.
동누사텡가라주 동물보호단체의 팀블 바투바라 의장은 “얼마나 더 많은 뱀목거북이 전 세계에 퍼져있는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싱가포르에서 26마리를 송환하는 것부터 시작해 북미, 유럽 등 거처가 확인된 뱀목거북의 송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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