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DMZ 회담’에 동행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30일 “오늘의 역사를 만드신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는 제재 완화도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며, 비핵화는 “한미 간 조율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1박 2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귀국길에 오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저녁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비무장지대(DMZ)에 동행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싱가포르에서 우리 두 나라가 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북측 카운터파트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 주도로 2~3주 내 실무 팀을 구성해 실무 협상을 하겠다”면서 “복잡한 많은 일이 남았지만 이제 실무진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 협상을 이끌 대표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지명했으며, 실무팀 명단은 폼페이오 장관이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실무 협상팀을 이끌게 될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에서 북미 회동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제재 완화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이날 또 다른 트윗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달성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한미간 조율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우리는 북한을 협상에 참여시킬 준비가 돼 있지만, 비핵화 이전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이행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DMZ 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지금은 (대북 제재가) 계속해서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언젠가는 제재를 해제하고 싶다. 협상을 진행하다보면 해제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DMZ 회동 후 오산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우리의 카운터파트로 (북한) 외무성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인 지난 4월 초 통일전선부장직에서 교체된 뒤 대미 협상의 무게중심이 외무성으로 옮겨간 양상이 나타난 가운데, 협상 상대가 외무성이라는 걸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이는 북측의 대미 협상 라인이 기존의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 중심으로 교체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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