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상, 예측 틀리자 “이번엔 빗나가 다행”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남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비무장지대(DMZ) 회담이 전격 성사된 가운데 정치권 인사들이 사전에 엇갈린 예측결과를 내놔 주목을 끌었다.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DMZ 회동을 정확하게 예상한 반면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의 예측은 빗나갔다. 강 의원은 자신의 예측이 틀리자 “이번엔 빗나가서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석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DMZ 번개가 내일 오후 성사되겠군요”라며 “장소는 지뢰를 제거했지만, GP(감시초소)쪽은 위험하고 판문점 JSA(공동경비구역)에서 만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긴 시간 만남은 아닐 것”이라며 “미국의 아침 시간인 내일 오후 두 정상이 ‘say hello(인사)’하면 북미협상이 차차 풀릴 것”이라며 족집게처럼 다음날 상황을 예견했다. 이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내일 오전에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오후에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같이 DMZ에 갈 듯”이라며 한미 정상의 동선도 맞췄다
박지원 의원은 이 의원보다는 늦었지만 이날 오전 판문점에서 벌어질 상황을 전망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오늘은 개천 이래 남북미 문재인ㆍ김정은ㆍ트럼프 세 분 정상이 판문점에서 상봉하는 날”이라며 “자유의 집? 통일각? 어디일까요”라고 적었다. 아울러 “상봉과 회담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역사적 회담이 성사되길 기원했다. 그는 DMZ 회동 이후 “지역구 활동에서 제 예측이 정확해 정치 9단, 무릎 탁 도사 등 칭찬도 많이 받았다”며 “남북미 정상들이 한반도 평화 만들기를 하신다. 평화를 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효상 의원은 이들과 달리 ‘남북미 회동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미북 정상간 DMZ 접촉, 직접 만남 아닌 전화로 안부 인사할 듯’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저의 외교ㆍ안보 채널을 동원해 판문점 회동 가능성을 알아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DMZ 회동은 어렵고, 전화 통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상으로 김정은과 짧은 안부를 주고받고, 별도로 대북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그러나 3자 회동이 성사되며 자신의 예측과 정반대 결과가 나오자 페이스북에 “예측이란 것이 참 어렵다. 그러나 이번엔 빗나간 것이 다행”이라며 “6월30일은 세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날이 됐습니다”라고 적었다.
여야 정치인들은 DMZ 회동 성사 자체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이번 회담을 가능하게 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디”며 “천재일우의 이 기회를 잘 살려서 서러운 분단의 벽을 허물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반면 김재원 한국당 의원은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우리나라의 영역인 자유의 집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데, 문 대통령이 회담에 참석하지도 못하고 심지어 태극기조차 볼 수 없으니 자존심이 상한다”며 “김정은이 옆에 끼어서 잠시 사진 찍은 것이 유일한 역할이니 기가 막힌다”고 평가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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