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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미 정상 역사적인 판문점 만남, 한반도 비핵화 견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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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미 정상 역사적인 판문점 만남, 한반도 비핵화 견인 기대한다

입력
2019.07.01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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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분계선 오간 북미 정상, ‘3차 정상회담’

北 비핵화 실무 협상 조속 재개 합의 도출

북미, 유연한 주고받기로 협상 성과물 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배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배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미 3국 정상 간 ‘세기의 만남’이 성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연 역할이 돋보인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에 사실상의 3차 북미 정상회담도 열렸다. 역사적인 이번 만남이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논의의 분수령이 되도록 관련국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한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회동은 그 자체가 새로운 역사의 시발점이라 할 만하다. 70년 적대 당사국인 북미 양국 최고지도자가 두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든 것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지향하겠다는 상징적 행보였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은 건 과거를 청산하겠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는 굉장히 긍정적인 일을 이뤄냈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 모두 적대관계 청산 의지가 없었다면 이번 만남은 성사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제안을 김 위원장이 통 크게 수용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를 재확인한 것은 향후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실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협상은 이날의 역사적 만남을 계기로 다시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깜짝 이벤트’ 정도로 예상됐던 것과 달리 북미 정상은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50분 가까이 정상회담을 진행했고,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도로 2∼3주간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가 전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비공개 접촉하기에 앞서 ‘단계적ㆍ병행적 해법’을 언급한 것은 기존 ‘빅딜론’에서 유연성을 보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동 후 원론적이지만 제재 완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하노이 노딜’ 이후 넉달 넘게 공식 협상은 열리지 않았지만 물밑 접촉을 통해 이견을 좁혀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북미 협상이 본격화할 경우 문 대통령이 언급한대로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가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의 실질적 입구가 되면서 대북제재 완화를 포함한 양국 간 주고받기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관련 언급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남북미 3자 회동 과정에서 내내 북미 두 정상을 앞세우며 조연을 자처했지만, 촉진자ㆍ중재자로서의 역할만큼은 어느 때보다 뚜렷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북미 양국의 70년 적대관계 청산과 30년 가까이 지리하게 이어져온 북핵 문제 해결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데다 중첩돼 있기까지 하다. 하지만 남북미 3국 정상은 판문점 회동으로 이들 난제에 대한 해결 의지와 가능성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우리 정부가 관련국들의 이해관계 조정 및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전략적으로 수행하는 가운데 북미 간 실무협상이 진전을 이룸으로써 김 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이 비핵화ㆍ평화체제 관련 논의의 출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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