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항구적 평화 구축 위한 고개 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판문점 북미 정상 회동 후 이른 시일 내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협상에 나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자유의 집을 나섰다. 군사분계선(MDL)에서 세 정상은 이야기를 나눴고 김 위원장을 배웅한 뒤 다시 자유의 집에서 한미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급작스럽게 주선된 만남인데 김 위원장이 신속하게 반응해줘 기쁘게 생각한다”며 회담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주도 아래 앞으로 2~3주 동안 실무 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3차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할지 알게 될 것”이라며 “무언가 중요한 결과가 나온다면 보다 더 역사적인 만남이 되겠지만, 이미 우리는 중요한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회견에서 “오늘 만남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 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실무 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앞으로 좋은 결과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후 판문점을 방문, 군사분계선(MDL)에서 김 위원장을 만난 뒤 함께 MDL을 넘어갔다. 이어 북미 정상은 남쪽으로 내려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역사적인 남ㆍ북ㆍ미 정상 회동을 성사시켰다. 세 정상은 자유의 집으로 이동했고, 북미 정상은 약 1시간 동안 회동했다. 다음은 회동 당시 두 정상의 모두발언 전문이다.
▲김정은 위원장
“어떤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 친서를 보면서 미리 사전 합의된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아니냐는 말도 하던데 사실 난 어제 대통령님이 (회동) 의향을 표시한 것을 보고 나 역시 깜짝 놀랐다.
오늘 정식으로 만나자고 하는 것은 오후 두세시 돼서야 알게 됐다.
앞으로 다시 만나고 싶다. 이런 장소에서의 이 만남 자체가 북과 남 사이 분단의 상징이다. 나쁜 과거를 연상하게 되는 이런 자리에서 오랜 적대적 관계의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다.
앞으로 더 좋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또 앞으로 우리가 하는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하와 나의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하루 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진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하와의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하는 좋은 일들을 계속 만들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맞닥뜨리는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으로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트럼프 대통령
“저도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께 감사인사를 드리고자 한다. (김 위원장) 목소리의 힘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런 목소리도 예전에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다. 기자회견을 해본 적 없기 때문이다.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역사적 순간이다. 우리가 만난다는 것 자체가 역사적이다.
사실 김 위원장에게 또 다른 이유로도 감사하다. SNS에서 (회동하자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김 위원장이 나오지 않았으면 내가 굉장히 민망하게 됐을 텐데 나와줘서 고맙다.
우리는 지금까지 굉장히 좋은 관계를 만들어왔다. 내가 당선됐을 때인 2년 반 전 상황을 되돌아보면 굉장히 안 좋았다.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남한과 북한, 전 세계가 위험한 상황이었다. 우리가 이뤄낸 관계는 굉장히 많은 의미가 있다.
군사 분계선을 넘어갈 수 있었던 것에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감사하다. 내가 할 수 있을지 생각하진 못했지만 정말 좋은 느낌이다. 언론에서 이야기 했듯 정말 역사적 순간인 것 같다. 오늘 김 위원장과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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