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9일 방한해 청와대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행을 환영하기 위해 식사 메뉴부터 특별 게스트까지 ‘맞춤형’으로 준비한 친교 만찬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이날 오후 입국했다. 청와대로 직행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중 나온 문 대통령 내외와 녹지원을 걸으며 산책한 뒤, 상춘재 앞마당에서 칵테일을 곁들인 사전 환담을 했다.
사전 환담에는 아이돌그룹 엑소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선수 출신 박세리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지금 LPGA에서 활약하는 한국 여자 선수 대부분이 ‘박세리 키즈’”라고 박씨를 소개했다. 골프 광인 트럼프 대통령은 “(박세리를) 기억한다”고 답한 뒤 박 씨와 대화를 나눴다. 엑소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에게 친필 사인본 앨범을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큰딸인 이방카는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엑소를 만나 “우리 아이들이 당신 팬”이라고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상춘재에서 열린 공식 환영만찬 테이블에는 궁중 수라상 차림을 기본으로 한 한식에 미국산 식재료를 조화시킨 음식이 올랐다. 메인 메뉴는 불고기 소스를 곁들인 미국산 등심 스테이크로, “미국산 재료에 한국의 맛을 더해 한미 협력과 조화를 표현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유대교 신자인 이방카 보좌관 부부를 위한 코셔(Kosherㆍ유대교 율법에 따라 조리한 음식) 메뉴도 준비됐다.
문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 하나로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며 남북미 정상간 비무장지대(DMZ) 만남에 대해 기대를 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면서 건배를 제의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 오게 돼 대단히 영광으로 생각하고, 가족들이 함께 와 더 기쁘다”고 화답했다. 술을 마시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렌지 주스로, 문 대통령은 탄산수로 건배한 뒤 한 시간 가량 만찬을 함께했다.
미국 측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대사, 매슈 포틴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만찬에 배석했다. 우리 측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 청와대의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김현종 안보실 2차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과 조윤제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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