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이 무역전쟁 확전 대신 휴전과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하지만 협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두 정상은 이번 오사카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절충안을 논의하지는 않았다. 자칫하면 휴전과 무역협상 진행에 합의했다가 협상 결렬로 무역공세가 이어진 지난해 말 아르헨티나 미중 정상회담 이후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중이 휴전을 택한 건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지난 5월 무역협상 결렬 이후 중국산 수입품 2,500억 달러 어치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더 나아가 남은 중국산 수입 품목 모두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나서자 당장 미국 기업 등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역시 희토류 수출 제한 등 ‘결사항전’ 카드까지 꺼내 들 정도로 자국 경제 상황이 절박하다. 상황 악화는 내년 11월 미국 대선과 시진핑의 자국 내 입지에도 영향을 줄 정도에 이르렀다.
지난 5월 협상 결렬 당시 미국은 합의사항의 중국 법률 반영, 중국의 미국 상품 구매 규모 등에 대한 중국의 ‘합의 위반’을 거론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추가 관세 부과 유보, 화웨이 제재 완화 가능성 정도만 내놨고, 중국은 미국 농산물 구매 확대안을 협상 재개 조건으로 꺼냈을 뿐, 협상 결렬 지점에 대한 언급은 하지 못했다.
향후 미중 무역협상은 극적 진전보다는 지루한 ‘밀고 당기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상황 악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로서는 ‘공정무역’을 내세우는 미국의 공세 장기화를 염두에 두면서 대 중국 교역 둔화 등에 대비한 수출 구조개혁을 차분히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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