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한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동맹은 안보 뿐 아니라, 경제와 지역ㆍ글로벌 이슈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교역과 투자 확대 모멘텀을 더욱 가속화해 한미동맹을 호혜적 경제동맹으로 확대ㆍ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한 것은 물론, 양국간 교역과 방위비 분담 등을 둘러싼 견해차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뜻으로 해석돼 반갑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에 앞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별도 회동을 요청해 우리 정부와 재계는 바짝 긴장했다. 대미 투자 확대 요구와 함께 미국의 ‘화웨이 압박’ 동참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서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 추가 인상 요구 목소리가 나오고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호르무즈 해협 안전 비용까지 거론해 안팎으로 ‘안보 청구서’ 제시 우려가 높았다.
그러나 한미 정상은 교역과 안보 사안은 ‘동맹의 역사와 정신’에 따른 해법으로 풀기로 공감한 것 같다. 66년만의 북미 판문점 회담이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떠오른 영향이 크지만, 중국을 의식한 미국이 한미관계를 지역ㆍ글로벌 이슈에 공동 대응하는 포괄적 전략ㆍ경제 동맹으로 강화할 필요를 느꼈다는 얘기도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과 달리 국내 5대 그룹 회장에게 일일이 사의를 표시하며 대미 신규투자 확대를 요청한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문 대통령의 한미동맹 강조가 미중 패권 분쟁에 대한 전략적 계산의 결과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어떤 결정이든 한미 관계 메시지는 일관되고 투명해야 굳건한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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