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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 만나라” 외쳤던 중국, 판문점 회동에 일단 흡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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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 만나라” 외쳤던 중국, 판문점 회동에 일단 흡족

입력
2019.06.30 16:26
수정
2019.06.30 21: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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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0일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무개차를 타고 금수산태양궁전으로 향하며 환영 나온 인파에 손을 흔들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6월 20일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무개차를 타고 금수산태양궁전으로 향하며 환영 나온 인파에 손을 흔들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중국은 30일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만나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되자 마치 자신들의 작품인 양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의 무시와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거간꾼과 중재자를 자처하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해왔는데, 이번 판문점 깜짝 회동으로 비로소 결실의 단초를 맺은 탓이다. 중국은 이 같은 존재감을 지렛대 삼아 향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서 영향력을 넓히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이동 동선과 발언을 실시간으로 긴급 타전하면서 분위기를 띄우는데 일조했다. 환구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서자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았다”고 소개했고, 인민일보는 “이번 깜짝 회동은 싱가포르와 하노이에 이어 북미 정상의 세 번째 만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화통신은 “문 대통령도 두 정상의 회동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국영 방송 CGTN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계정을 통해 판문점 상황을 생중계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간 중국의 입장은 한결같았다. 북미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라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지난 20~21일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은 대세”라며 “북미 간의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가장 우려하는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해 “힘닿는 데까지 돕겠다”면서 아예 보증인을 자처했다. 뒤에 중국이 버티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논의에 적극 나서라는 의미다.

시 주석은 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한과 미국 정상이 소통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북미 양측이 유연하고 상호 지향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길 바란다”고 재차 촉구했다. 특히 시 주석이 줄곧 주창해온 “한반도 비핵화의 건설적 역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역할을 중시하고, 중국과도 소통하길 원한다”고 화답하면서 무역전쟁의 대결 구도에도 불구하고 북미 대화의 뒷배는 중국이라는 점을 뚜렷이 각인시켰다.

앞서 중국 매체들은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비무장지대(DMZ) 방문 가능성과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거론하자 이를 발 빠르게 전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어 5시간여 만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흥미 있는 제안”이라는 반응을 보이자 “이건 김 위원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며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나 남북 연락사무소, 혹은 다른 비공개 채널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채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고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렇다고 마냥 환영 일색인 것만은 아니다. 이번 북미 정상의 만남이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미국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아 일방적인 제재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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