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 문 대통령 “DMZ 대화 중심은 미국과 북한”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께서 한반도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한다면 그 모습만으로도 역사적인 장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도 오늘 동행할 것”이라면서 “오늘 대화의 중심은 미국과 북한”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은)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한반도 프로세스에 있어서도 아주 큰 디딤돌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전 세계에 큰 희망을 줬다"며 "그 트윗을 보며 한반도에 희망의 꽃이 활짝 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이날 비무장지대(DMZ) 방문 중에 김정은 위원장과 회동 할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됐다. 동시에 북미간 대화가 심도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모두발언에서 “오늘 DMZ를 방문할 텐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도 (저를) 만날 의향이 있고, 저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둘 다 만남을 고대하고 희망하고 있지만 행정적 절차, 안전 문제, 경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만남이 이뤄지면 굉장히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한미동맹이 더 굳건해졌고, 남북 문제 역시 평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가 취임했을 때에는 굉장히 안 좋은 많은 일이 있었다. 남북 양쪽에 안 좋은 상황이 많이 펼쳐졌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제 임기 동안 많은 것이 개선됐다"고 자평했다. 한미동맹에 대해선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한 뒤, “미국과 한국, 한미동맹은 이전 전례 없이 지금 더욱 굳건한 동맹을 자랑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면 한미동맹은 전례 없이 굳건하다”고 말했다.
회담에 앞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가진 간담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과 현대를 비롯한 출중한, 존경을 받는 분들과 자리를 함께했다"며 "(만남이) 길었으면 좋았겠지만, 이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은 시간이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관계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한 사실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는 상호 호혜적인 무역 관계에 이를 수 있게 시 주석과 회담을 했다"며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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