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미선이 29일 사망했다는 소식에 영화계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미선은 불과 나흘 전인 25일에도 영화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TV 연예정보 프로그램과 인터뷰를 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기 때문이다.
‘나랏말싸미’ 제작 관계자는 “전미선이 며칠 전 제작보고회는 물론이고 그 이후 사석에서도 시종일관 밝고 의욕적인 모습이었다”며 “갑작스러운 비보에 감독과 배우들, 스태프 모두 크나큰 충격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미선이 평소 개인적인 고민이나 힘든 일 등을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며 “촬영 당시에도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였던 터라 죽음이 더욱더 믿기지 않는다”고 비통해했다.
‘나랏말싸미’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에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전미선은 세종대왕의 아내 소헌왕후 역을 맡아 세종대왕 역 송강호, 신미 스님 역 박해일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제작발표회 당시 전미선은 “16년 전 ‘살인의 추억’에서도 송강호, 박해일과 함께 작업한 적이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편하게 촬영했다”며 “소헌왕후 안에는 내가 하고 싶었던 말과 성품이 있었고 여장부 같이 세종을 더 크게 만드는 분이었을 것”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밝히기도 했다. 전미선은 ‘나랏말싸미’ 홍보 행사와 언론 인터뷰에도 빠짐없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9월 방영을 앞둔 KBS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 측도 비보를 접하고 비통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미선은 이 드라마에 기방 행수 역으로 캐스팅돼 있었다.
전미선은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공연을 위해 머물고 있던 전북 전주시의 한 호텔에서 29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매니저가 전미선과 연락이 닿지 않자 호텔 측에 양해를 구해 객실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고 119구급대가 전했다. 객실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전미선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미선의 소속사 보아스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전미선이 평소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됐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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