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일인 29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방한 환영ㆍ반대 집회가 열렸다.
환영 집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역 일대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서울역 앞에서는 우리공화당 주관으로 미국 대통령 방한을 환영하는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함께 들고 모인 참가자들이 애국가를 제창한 후에는 미국 국가도 한글 자막과 함께 방송됐다. 참가자들은 “유에스(US)”, “알오케이(ROK)라고 연호했다.
집회 자리에선 미국 대통령 방한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고 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석방되리라고 확신한다”며 “이미 미국대사와 미국 대통령에게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홍 공동대표는 “문 대통령만 방해를 안 하면 이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을 통해서 북한 비핵화를 확실하고 분명하게 한반도에서 실현해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은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환영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례하자”며 미국 국가가가 방송되는 화면을 향해 경례하기도 했다.
방한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집회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민중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 광화문 주한미국대사관 옆에서 집회를 열어 “트럼프 정부는 대북적대적 망언을 일삼으며 전쟁위기를 고조시켜왔다”며 “모든 내정간섭을 중단하고 하루빨리 미군을 철거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여 ‘노 트럼프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주최측 추산 1,000여명이 참석해 영어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규탄하는 의미로 “노 트럼프(No Trump)”, “노 유에스 아미(No US armyㆍ미군 반대)”, “노 생션(No sanctionㆍ대북 제재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트럼프는 북미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등을 약속해놓고도 대북 제재를 지속하고 이를 이유로 남북의 평화와 협력을 가로막고 있다”며 “트럼프 방한에 즈음하여 그의 대북제재, 그리고 패권을 위한 세계 평화 위협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시청광장에서 종각을 지나 세종로 사거리 방면으로 행진해 집회를 이어갔다. 오후 8시부터는 ‘노 트럼프(No Trump) 청년학생긴급행동’이 종로구 서린동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방한에 앞서 청와대 인근에 설치된 천막 농성장이 종로구청에 의해 철거되기도 했다. 종로구청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희생자 원상회복투쟁위원회, 전교조 해고자복직투쟁위 등이 청와대 사랑채 앞 초소 인근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을 용역업체 직원 등을 투입해 철거했다. 오전 9시부터 최고 수위 비상령인 갑(甲)호비상령을 발령한 경찰은 광화문 광장 출입을 통제하며 경호에 만반을 기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