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DMZ에 ‘찬사’를 보냈다. 이민자가 넘어오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과 달리 아무도 지나다닐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취재진과 만나 DMZ 방문 의향을 밝히며 “장벽이나 국경에 대해 얘기할 때, 그것(DMZ)이 우리가 국경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도 그 국경을 넘어갈 수 없다. 아무도. 그게 진짜 국경”이라며 “우린 그것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중미 출신 이민자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는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DMZ 방문을 북한 이슈뿐 아니라 자국 내 이민자 문제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경한 이민 정책을 펼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멕시코 국경에 거대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놨고, 취임 이후 실제 추진해왔다.
다만 남북한에 있어 전쟁과 분단을 상징하는 DMZ를 긍정적인 의미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적절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AP는 이 소식을 전하며 “그(트럼프 대통령)가 여전히 기술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남북한 사이의 철조망과 지뢰, 다른 안보조치를 ‘칭찬’했다”고 평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DMZ 회동’ 가능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을 포함해 매우 중요한 회담을 몇 차례 마친 뒤 일본을 떠나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으로 갈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이 글을 본다면 그곳에 있는 동안 나는 남과 북의 국경지대인 DMZ에서 그를 만나 그와 악수하며 인사라도 나누면 좋겠다(?)!"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에 온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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