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G20계기 한러 정상회담서 4월 북러 정상회담 결과 공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이며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청와대가 29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환영한다는 뜻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 같이 밝혔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한반도 비핵화 진전과 대북제재 해제 등 여건이 조성돼 남북러 3각 협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미국이 대북 제재해제 등 상응 조치를 해야 한다는 촉구다. 이는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과 관련된 핵심 사안이라는 점도 거듭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6ㆍ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공약을 동시적, 병행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북측과 건설적인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것과 일정부분 맥락을 같이 하는 측면이 있다. 비건 대표는 전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는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한 추가적인 대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단독회담에서 깊이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안다”고만 했다. 이날 회담은 새벽 0시 36분부터 45분간의 확대회담에 이어 통역만 배석한 8분간의 단독회담으로 진행됐다.
4월 북러 정상회담 당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 내용은 이미 한국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다른 정부 관계자는 “4월 회담 이후 개략적인 내용을 저희가 듣긴 했지만, 푸틴 대통령 입으로 김 위원장과 나눈 얘기를 생생하게 대통령께 전해드렸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또 앞선 20일 한러 서비스ㆍ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가 공식 선언된 것을 환영하며 이를 토대로 상품 분야를 포괄하는 한ㆍ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 논의도 추진력을 얻게 되길 기대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또 내년 수교 30주년이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자는데 깊이 공감했다고 한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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