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400 구매 둔 미국 압박 완화 신호
미국 상원이 2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주(駐)터키 미국 대사직에 대한 인준 작업에 전격 착수했다. 터키의 러시아제 S-400 방공 미사일 구매 결정 등으로 갈등을 겪어온 양국관계가 '갈등 봉합'에 초점을 맞추고 움직이고 있는 흐름이다.
주터키 미국대사관은 2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간밤에 미국 상원이 데이비드 새터필드를 주터키 대사로 인준했다"며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그를 만나기를 고대한다. 지켜보라"고 밝혔다. 중동 외교통인 새터필드는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레바논 등에서 대사 등 고위 외교관으로 근무했다.
주터키 미국대사직은 존 배스 전 대사가 2017년 10월 이임한 뒤 현재까지 공석이다.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 장기 투옥, 미국 공관 소속 터키인 직원 구속 기소, 관세 문제 등으로 양국이 대립해온 탓이다.
특히 터키의 S-400 미사일 구매 추진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은 최근까지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워왔다. 미국은 터키가 러시아와 미국에서 각각 도입하려는 S-400 미사일과 F-35 스텔스 전투기를 함께 운용할 경우 F-35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 측으로 유출될 수 있다며, 구매 포기 결정을 압박해 왔다.
반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0일 S-400을 구매한다고 해서 미국이 터키에 제재를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구매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같은 흐름에서 미 상원의 주터키 대사 인준은 S-400 구매 문제를 둔 양국 간 갈등 수위는 낮추겠다는 미국 측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27일 일본 일간 니혼게이자이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양국이 7월에 트럼프 대통령의 터키 방문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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