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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개특위냐 사개특위냐… 위원장 고민하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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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개특위냐 사개특위냐… 위원장 고민하는 민주당

입력
2019.06.28 20: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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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정상화 물꼬 텄지만 민주당ㆍ한국당 복잡한 셈법 

[저작권 한국일보] 28일 국회의장실에서 문희상 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회동하는 모습.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오대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28일 국회의장실에서 문희상 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회동하는 모습.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오대근 기자

여야 교섭단체 3당이 28일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 활동기간 연장에 극적으로 합의함으로써 사실상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

합의문을 보면 특위 활동기간을 연장하고 위원장을 교체한다는 내용만 포함돼 있지만, 한국당이 이날 선별적 상임위 참여 방침을 철회하고 모든 상임위에 복귀한다고 밝혀 여야의 극한 대치상황은 한층 누그러지게 됐다.

당장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활동기한을 6월 30일에서 8월 31일까지로 연장하면서 두 당은 등을 돌리지 않고 한 자리에 모여 대화할 계기를 마련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특위 활동기간을 2개월 늘려 개혁법안을 계속 논의할 수 있게 됐고, 한국당은 특위 위원장 자리를 1개 얻고 정개특위 위원을 한 명 늘려서 민주당에 맞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과 한국당의 합의내용이 특위의 활동기한 연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향후 국회활동을 둘러싼 해석은 양당간 다소 차이가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국회로 복귀한 만큼 지난 24일 3당이 합의했다가 한국당의 추인 불발로 무산됐던 합의문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내달 19일까지 열기로 한 6월 임시국회 일정이 지켜져야 하고, 추가경정예산안도 국회 논의를 거쳐 통과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당시 추인을 못 받았기 때문에 합의문은 의미가 없고, 의사일정을 전체적으로 다시 잡으려고 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위만 복귀한 것이어서 국회 전체 정상화는 아니다. 부분적으로 추후 합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기대하는 추경안 통과에 대해서도 “아예 막으려는 게 아니라, 재해 추경을 먼저 심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대해 “24일 작성된 3당 합의문의 원천무효 여부를 떠나 그 내용은 대부분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향후 민주당과 한국당의 선택도 주목대상이다. 특위 위원장을 의석 수에 따라 1개씩 맡기로 한 만큼, 제1당인 민주당에 우선권이 있다. 위원장을 맡게 된 특위는 운영을 주도할 수 있지만, 위원장을 맡지 못한 특위는 법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어 민주당 입장에선 고민이 크다. 민주당 내부에선 여야 4당 공조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측면에선 선거법 개정안을 다루는 정개특위 위원장을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과, 사법개혁을 완수하고 지지층 이탈을 막으려면 사개특위 위원장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내주 의원총회를 열어 어떤 위원장을 선택할지 최종 결정한다.

한국당은 정개특위 위원을 한 명 늘린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기존에는 민주당 8명, 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 2명이었지만, 이날 합의에 따라 한국당 위원이 7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한국당은 민주당보다 선거법 개정에 미온적인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 의원을 끌어들이면 민주당 주도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은 특위에 한국당 의원이 소위원장을 맡아 견제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한국당은 이날 조건만 맞으면 향후 비례대표 폐지 원칙을 고수하지 않고 민주당과 선거법 개정을 논의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나 원내대표는 “의석 수를 지금보다 줄인다는 대원칙은 지키되, 비례대표를 폐지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석패율제(지역구에서 아깝게 떨어진 후보를 구제해 주는 제도)를 도입하고, 여성공천 30%도 넣어야 한다”고 밝혔다.

강철원 기자 str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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