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이 바닥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들어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미ㆍ중 무역분쟁 여파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6월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DDR4 8기가비트)은 5월(3.75달러)보다 11.73% 하락한 3.31달러로 나타났다. PC용 D램 고정거래가는 전체 반도체 가격 동향을 알려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D램 가격은 올해 들어 여섯 달 연속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반도체 가격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온 이후 다시 두 자리 수 이상의 큰 낙폭을 기록하자 하반기 반등 기대감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 제조사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반도체 가격 낙폭이 전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 이달에는 보합 내지 반등을 기대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며 "아무래도 미ㆍ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의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면 올 초 대비 절반 수준인 3달러선도 조만간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D램 고정거래가격 평균치 기준으로 반도체 가격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3년간 단 한 차례도 3달러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불황 여파를 피하기 위해 이미 감산을 선언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시장 상황에 대응해 공급 조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의 심리적 저항선인 3달러선이 무너진다면 반도체 제조사들 모두 본격적인 감산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미ㆍ중 무역분쟁 여파로 올해는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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