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틀 연속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발언을 비판하며 남북관계 교착 상태의 책임이 우리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28일 ‘주제넘은 헛소리에 도를 넘은 생색내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금 북남관계 문제가 교착국면에 빠진 데 대해 온 겨레가 우려와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때에 북남관계 문제를 놓고 제 낯내기를 하는가 하면 북남 선언들을 부정하는 온당치 못한 발언들이 튀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매체는 문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진 않은 채 “얼마 전 북유럽 나라들을 행각한 남조선당국자가 회담과 연설, 기자회견 등을 벌려놓고 저들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이 북의 ‘핵미사일 도발’을 중지시키고 북남 사이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켰다는 등 체면도 없이 사실을 전도하며 자화자찬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북남관계에서 일어난 변화들을 저들의 ‘치적’으로 광고하는 생색내기가 도를 넘다 못해 북남 선언들의 기본정신과 의의까지도 로(노)골적으로 부정하는 배신행위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 선언들의 이행을 외면하여 북남관계를 교착국면에 빠뜨린 남조선 당국이 무슨 체면으로 아전인수격의 자화자찬을 늘어놓으며 생색내기에 열을 올리는지 실로 가소로운 일”이라고 했다.
북한은 전날에도 선전매체를 통해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전날 ‘비난을 모면해보려는 궁색한 변명’ 제하 글에서 문 대통령이 이달 9~16일 북유럽 순방 중 했던 발언과 관련해 “북남관계, 조미(북미)관계가 교착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마치도 우리에게 책임이 있는 것처럼 여론을 오도하였다”며 “역사적인 북남선언들에 직접 서명을 한 남조선 당국자의 입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발언이 나온 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아무 거리낌없이 내뱉은 남조선 당국자의 발언을 굳이 평한다면 현실에 대한 맹목과 주관으로 일관된 편견이고 결과를 낳은 엄연한 과정도 무시한 아전인수격의 생억지”라며 “사실상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현 사태를 놓고 진짜 책임을 느껴야 할 당사자는 다름아닌 남조선 당국”이라고 강변했다. 북한이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남측에 외세 배격과 민족 간 공조를 주문하며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반통일세력의 준동을 짓부셔버려야 한다’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과 조선(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바란다면 북남 선언들의 성실한 이행으로 민족 앞에 지닌 자기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남관계 개선의 좋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그것이 평화와 통일의 의미 있는 결실로 빛을 보게 하자면 자주정신을 흐리게 하는 사대적 근성과 민족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의존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 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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