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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핵화 위해 북한과 논의할 준비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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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핵화 위해 북한과 논의할 준비돼”

입력
2019.06.28 16:32
수정
2019.06.28 18:5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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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이도훈 만나 대북의제 조율… 김연철과 대북 식량 지원 논의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시작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시작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북핵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8일 만나 대북 의제를 최종 조율했다. 비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미국은 6ㆍ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동시적, 병행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북한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외교부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한미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북측이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의 담화 형식으로 미국에 “대화를 한다 해도 협상 자세가 제대로 돼있어야 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과 협상을 해야 한다”며 날 선 비판을 했지만 이에 아랑곳 않고 또다시 북측에 언제든 실무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더불어 미국이 ‘일괄적 비핵화’가 아니라 단계적 로드맵에 따라 비핵화를 동시적ㆍ병행적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지지한다는 점을 재확인해 북측에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모습이다.

비건 대표를 맞이한 이 본부장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많은 외교적 상호 작용과 활동이 있었는데, 이것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의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지게 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미 정상의 친서 교환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등으로 북한의 대화 복귀 가능성이 커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이벤트를 통해 마련된 북미 대화 동력을 오는 30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극대화하는 게 양국의 최대 과제다. 특히 비건 대표는 19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주최 행사에서 미국의 유연한 대북 접근법과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에 대한 논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어, 이날 북핵 수석대표 협의뿐 아니라 한미 회담에서도 관련 의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5시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예방했다. 김 장관은 “(북미) 협상이 성공할 수 있도록 유연하고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할 때”라며 “한미 사이 생산적인 협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한미 양국 정부 간 아주 훌륭한 협력관계가 이뤄지고 있다”고 간략히 답했다. 양측은 최근 우리 정부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등을 통해 북측에 지원한 식량 및 인도적 지원금 공여와 더불어 남북 대화 상황 등을 공유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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