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5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경기 선행지수 지표도 악화
전문가 “경기 반등시킬 힘 부족”2분기 성장률도 1% 밑돌 수도

지난달 국내 산업의 생산과 투자 증가율이 석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3월과 4월 연달아 전월 대비 플러스 증가율을 보이며 ‘이제 경기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기대를 불렀던 근거가 다시 머쓱해진 것이다. 당분간 경기가 호전될 전망도 밝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선 미ㆍ중 무역분쟁 심화의 여파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이어 2분기에도 1%를 밑돌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5월 생산, 투자 동반 뒷걸음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5% 줄었다. 3월(+1.2%) 4월(+0.9%)의 두 달 연속 증가세가 하락 반전한 것이다.
석유정제(-14.0%) 금속가공(-3.6%) 등 광공업(제조업) 생산이 전월보다 1.7% 감소하며 전체 생산을 끌어 내렸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5월 유류세 환원 효과로 내수가 줄면서 석유정제 생산이 줄었고, 국제경쟁 심화와 미국의 대 이란 제재로 수출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도 8.2% 감소했다. 역시 3월(+10.1%)과 4월(+4.6%) 증가세를 반납했다. 특히 반도체 경기 침체로 반도체제조용 기계 수입액(일 평균 3,400만달러)이 1년 전(7,470만 달러)에 비해 반토막 난 영향이 컸다. 다만 날씨가 더워지며 냉방 가전제품 판매가 늘어난 덕에 소비(소매판매)는 0.9% 증가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98.6으로, 14개월 만에 반등했다. 반면 6개월 뒤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떨어진 98.1을 기록했다. 김보경 과장은 “(3, 4월 생산 증가로) 동행지수는 계속 상승했으나, 선행지수는 하락해 향후 경기전망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저작권 한국일보]생산ㆍ투자ㆍ소비 증감률 추이 -박구원 기자/2019-06-28(한국일보)](http://newsimg.hankookilbo.com/2019/06/28/201906281593086256_4.jpg)
◇2분기 성장률도 1% 밑도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5월 실물경기 지표를 두고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지표는 경기를 반등시킬 힘이 우리 경제에 부족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계속 악화되는 제조업 경기가 심각하다. 지난달 제조업 재고출하비율은 전월보다 2.6%포인트 상승한 118.5%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9월(122.9%) 이후 최고치였다. 자동차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물건이 안 팔려 창고에 쌓이는 재고가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101.4)도 2016년 5월(101.4)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조선ㆍ자동차 구조조정으로 문 닫는 공장이 늘고 있어서다.
이에 일각에선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1%를 밑돌거란 관측도 나온다. 1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 -0.4%)이 워낙 낮았던 ‘기저효과’로 2분기엔 1%대 중반 성장률을 점쳤지만, 생산ㆍ투자 회복세가 여전히 더디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분기에 1.2%를 성장해야 연간 2.4%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2분기 성장률이 1%를 밑돌 경우, 올해 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추락할 수 있는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가경정예산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투자ㆍ수출ㆍ소비 등 경기보강 과제를 다음달 초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