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상회담서 “무역 불균형 해소” 일본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석 달 연속 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밀월관계를 과시했다. 북한과 이란 등 공통의 안보과제에 대해선 협력을 재확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일무역 적자를 거론하며 사실상 일본에 청구서를 들이밀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오사카(大阪)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4월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에 이어 석 달 연속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굳건한 동맹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것은 무역 불균형 해소였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지난달 레이와(令和) 시대의 첫 국빈으로서 일본을 방문한 것은 영광이었다”면서도 “오늘 회담에선 무역, 군사, 무기구입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의 미국 진출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다”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G20 참석에 앞서 언론에 미일 안보조약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도 이를 고리 삼아 일본에 무역불균형 시정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미일 정상이 빈번하게 왕래하는 것은 강고한 미일동맹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G20 정상회의에서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등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 해결을 위해 강한 메시지를 내고 싶다. 이는 미일 간 협력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했다. 동맹을 바탕으로 G20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미국의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일무역 적자 언급에는 일본 기업이 지난 3개월간 미국에 16건의 투자를 결정한 사실을 거론하며 일본의 노력을 강조했다. 다만 아베 총리는 미일 안보조약의 형평성에 불만을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확인하거나 해당 발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共同)통신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두 정상은 회담에서 미일 무역협상의 조기 합의를 목표로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미일 무역협상을 거론하며 “매우 큰 거래가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도 “8월에 양국에 대단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미일 무역협상 합의 시점을 못박았다. 이에 일본 야당에선 농산품과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아베 총리가 미국에 양보한 게 아니냐며 밀약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또 북한에 대한 제재 유지와 일본 정부의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정상회담 개최 협력을 확인했다.
오사카=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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