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종합건축서비스 회사 희림
지난 5월 30일,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이 쏠린 첼시와 아스널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은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 있는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곳은 2015년 세계적인 건설전문지 ‘ENR(Engineering New Record)’의 ‘글로벌 베스트 프로젝트’에 선정됐고, 이듬해 ‘월드 스타디움 콩그레스(World Stadium Congress 2016)’가 주는 ‘올해의 경기장상’을 받았다. UEFA는 ‘유럽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유럽축구선수권(유로)대회 60주년을 기념해 내년 ‘유로 2020’을 유럽 12개국에서 분산 개최하는데,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도 그 장소 중 하나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스포츠 시설물 중 하나인 이 경기장을 만든 건 한국 기업인 희림종합건축가사무소(이하 희림)다. 희림은 건축설계, 건설사업관리(CM), 감리(CS)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국내 1위 종합건축서비스 회사다. ‘ENR’의 세계 200대 건설디자인기업에 7번 선정됐고, 2009년에는 유럽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건축 잡지인 ‘빌딩 디자인(Building Design)’ 조사에서 아시아 2위, 세계 12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2000년 2월 코스닥에 상장한 데 이어 중국, 미국,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방글라데시, 베트남, 캄보디아 등 수많은 국가에 진출해 있다. 2014년 대한민국지식대상 대통령표창, 2016년 중견기업인의 날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2여객터미널, 포시즌스호텔 서울, 부산 영화의전당,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ㆍ쇼트트랙경기장, 베트남 하노이의 랜드마크타워 등 세계 곳곳에 있는 랜드마크가 희림의 작품이다.
1970년 ‘희림건축설계사무소’란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연 희림은 1994년 미국에서 활동하던 정영균 현 대표이사가 스카우트되면서 크게 성장했다. 서울대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건축학 석사 학위를 받은 정 대표는 미국 현지 설계사무소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후 희림에 부장으로 입사했다. 그는 남다른 건축 감각과 통찰력으로 회사를 이끌었고, 입사 7년 만인 2001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희림은 건축 설계뿐 아니라 건설사업관리(CM)까지 동시에 수행하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설계 단계부터 시공을 고려해 변경 요인을 대폭 줄였다. 자연스럽게 공사 기간과 원가도 줄었다. 2006년 아제르바이잔 석유공사 사옥, 2008년 베트남 외교부 청사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희림은 1996년 업계 최초로 연구소를 설립해 적극적으로 기술 인력을 양성했다. 건축사, 기술사, 건축기사 등 1,200명이 넘는 전문 인력이 경쟁력의 원천이다. ‘두 번 묻기 전에 이뤄지는’ 신속한 피드백도 큰 강점이다. 희림은 정보관리시스템(PMIS)을 자체 개발해 업무 시간과 동선을 줄이고 의사 결정에 속도를 더했다.
희림은 2000년 초반부터 경기장, 공항, 병원, 호텔, 스마트시티, 초고층빌딩 등 고부가 특수설계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공항 설계 부분에서는 인천국제공항 외에도 베트남 롱탄국제공항, 적도기니 몽고메인국제공항, 필리핀 푸에르토프린세사공항, 러시아 하바롭스크공항, 중국 청도국제공항 신여객터미널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 대표는 “동남아시아, 중동, 중앙아시아를 거쳐 아프리카까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에 거점을 확보해 선제적으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며 “오래 축적한 공항 설계 기술과 건설사업관리 노하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차별화한 브랜드를 앞세워 아시아 1위, 세계 5위 글로벌 건축종합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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