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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되기 싫어서”… 치매 아내 살해 80대 징역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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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되기 싫어서”… 치매 아내 살해 80대 징역 3년

입력
2019.06.27 17:12
수정
2019.06.2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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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전경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전경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 해덕진)는 지난 4월 22일 오전 2시쯤 전북 군산시 자택에서 치매에 걸린 아내(82)를 흉기와 둔기를 이용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81)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법원 등에 따르면 A씨는 범행 3시간 뒤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말없이 울기만 했고 불길한 예감이 든 아들이 집에 도착할 당시 A씨는 아내의 시신 곁에 앉아 눈물만 흘리고 있는 상태였다. A씨는 범행 후 ‘너무 힘들었다, 자녀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요양병원에 입원하라’는 제안을 아내가 거절하자 홧김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아내는 지난 2012년부터 치매를 앓아왔으며 최근 증세가 악화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많이 지쳤고 힘들었다. 나이가 있어서 간병을 지속하기 힘들었다.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살인은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반인륜적인 범죄로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면서 “다만 피고인이 초범이고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봐왔던 점,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범행한 점, 가족들이 처벌을 바라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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